열린옷장


좌충우돌 쇼핑 유랑기 ② 공유경제

[중앙일보] 입력 2012.09.04 00:14

작아진 아이옷 주고 필요한 물건 사고, 안 읽는 책은 다른 책으로 바꿔 읽고

‘공유경제’라는 말이 있다. 나의 물건·공간·지식·경험 등을 타인과 나누어 쓰는 경제 행위를 뜻한다. 다른 말로 ‘협력적 소비’라고도 한다. 과소비를 줄이고 환경도 함께 생각하자는, ‘아나바다’의 진화형인 셈이다. 지난해 미국 타임지의 ‘세상을 변화시키는 10대 아이디어’ 중 하나로 선정된 공유경제는 불황에 힘입어 새로운 소비 대안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도 1~2년 새 다양한 모델이 속속생겨나고 있다. 그 중 ‘열린옷장(thecloset.mizhost.net)’ ‘국민도서관 책꽂이(www.bookoob.co.kr)’ ‘키플(www.kiple.net)’은 주부들이 알아두면 좋은 사이트다.

열린옷장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에 따르면 현재 100만 명의 취업자가 22분간 진행되는 2.8회의 면접을 위해 35만7000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정장을 잘 입지 않는 선배들이 주머니 가벼운 후배들을 위해 옷장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인터넷 사이트 ‘열린옷장’을 통해서다. 기증자가 ‘열린옷장’에 주소와 연락처를 남기면 운영자들이 정장을 담을 빈박스를 보내준다. 그 박스에 잘 입지 않는 정장과 함께 대여자에게 힘이 될 메시지를 적어 보내면 기증자의 할 일은 끝이다. 이렇게 보내진 옷들이 세탁·수선 과정을 거쳐 홈페이지에 등록되는 것이다. 대여를 희망하는 청년 구직자들은 해당 사이트에서 일반 쇼핑몰처럼 제품을 고르고 결제를 진행 할 수 있다. 상·하의를 포함한 면접 정장대여비는 2만원 내외다.

 ‘열린옷장’ 이용 현황에서 눈에 띄는 건 대여자의 증가 수보다 기증자의 증가 폭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불경기에 경제 사정은 얼어붙었을지언정 마음만은 아직 따뜻하다는 증거다. 이달 9일까지 서울역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기증 행사를 비롯해 여러 기업체에서도 기증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어, 하반기 공채 시즌 전까지 400벌 이상의 정장을 보유해 두는 것이 ‘열린옷장’의 목표다. 격식 있는 정장을 잘 입지 않는 사회인부터 육아를 위해 장기간 휴직 중인 주부들까지. 청년 구직자를 위해 옷장을 열고 마음을 나눠 보는 것은 어떨까.


Posted by 열린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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